Page 34 - Agriculture-2021y-4
P. 34
친환경 압축펄프 포장재로 다래 생과를 포장하는 강원 횡성의 생분해성PLA(옥수수 전분 추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와 종이 용기를 도입한
자연마중 전남 곡성의 일환농원
경 포장재는 가격이 2~3배 이상 비싸 개별 농가가 선뜻 도입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아직 농산물
이나 농식품의 품목별로 규격화된 친환경 포장재가 없어 농가나 중소 업체가 각자 알아서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신선농산물 포장에 종이 포장재를 쓸 경우 품질 유지가 저하되는 등의 단점이 있을 수 있
다. 강원 횡성에서 토종 다래를 생산·가공하는 민원홍 자연마중 대표는 다래 생과를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가격이 다소 비싼 친환경 종이(압축펄프) 포장재로 포장한다. 민 대표는 플라스틱과
달리 배송 중 포장재가 눅눅해지거나 다래의 상품성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고객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한다.
한 농식품 포장재 전문가는 단순히 종이로만 바꾼다고 친환경 포장이 아니며, 종이나 비닐 등 무
엇을 쓰든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친환경이라고 조언했다. 스티로폼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장재를 쓰지도 않고 폐기하는 것은 그 자체
로 환경 오염과 사회적 비용이 드는 자원 낭비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농가나 농식품 업체가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탄소 배출 저감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택배용 포장 상자의 인쇄 도수를 4도에서 2도로 낮춰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것
도 한 가지 방법이다. 큰돈 들여 포장재의 재질을 교체하는 대신 기존 포장재 중 두께나 중량 등
과잉인 것만 적정하게 바꿔 제작해도 친환경적이다. 이렇게 하면 당장 새로운 포장재 제작에 드
는 비용이 줄어 농가 소득에 직결되는 파급효과도 있다.
이제 생산자도 소비자도 어떤 방식이 진정한 친환경 포장인지 공부해야 할 때이다. 단순히 포장
재의 소재만 비교해서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선농산물과 가공상품에
적합한 친환경 포장재의 기준(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가 개
발되고 규격화되어 접근이 쉬워져야 할 시점이다.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