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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논의하기보다 실제로 농촌에서 살고 일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살기 좋은 농촌을 정의하고 이
에 관한 공통된 사회 인식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1.2. 정책적 논의
유럽연합의 정책적 논의에서 유토피아라는 용어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농촌 미래상을
정책적으로 구상하는 과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의 농업·농촌 정책의 핵심인 공동농
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을 살펴보면 2000년대 이전에는 농업생산 분야
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2000년부터 농촌 발전 정책이 공동농업정책의 한 축으
로 포함되면서 농업·농촌의 사회적·경제적·환경적 현안들이 본격적으로 정책 의제로 논의되
고 이와 관련한 농촌 발전 전략들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1996년 아일랜드의 코크(Cork)
에서 열린 유럽 농촌 발전 컨퍼런스에서 채택한 ‘코크 선언’과 2016년 내놓은 새로운 버전의 ‘코
크 선언 2.0’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최초의 코크 선언이 농업·농촌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가
치를 드러내어 농촌의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면, 코크 선언 2.0은 그 내용을
구체화하고 실제화하는 개념과 실천 수단을 언급하면서 유럽 농촌의 생활 여건, 경제활동, 지역
사회, 경관 등과 관련한 미래상을 제시한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촌 가치
사슬 강화를 위해 농업인들의 집단 행위를 통해 먹거리 공급 체계를 수직적·수평적으로 통합하
고, 순환경제, 녹색경제, 신재생 에너지 등을 농촌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농촌 지역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연결성을 향상하여 농촌 지역에 경쟁력 있고 자립할 수
있는 사업체를 육성함과 동시에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셋째,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공공재와 농촌 지역의 경관과 자연환경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농촌 발전에 새로운 기술 또는 관리 수단을 도입하는 과정에 정부, 학계, 산업계, 농
촌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혁신을 강조했다.
2. 유럽의 농촌 유토피아 모델 : 스마트 빌리지(smart Villages)
2.1. 유럽의 스마트 빌리지 논의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정책 분야에서 ‘스마트(smart)’란 용어가 널리 사용된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사물, 장소 등을 표현할 때 주로 쓰인다. 유럽연합의 농촌 발전 정책 분야
에서는 ‘스마트 빌리지’가 그 예이며 2017년에 정책 키워드로 등장한다.
유럽연합은 2017~19년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스웨덴 등 6개 국가
에서 ‘스마트 에코 소셜 빌리지(Smart Eco-social Villages)’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2019~22년 ‘21세기 스마트 농촌 지역을 위한 준비 행동(Preparatory Action on S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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